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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과 디지털 치아교정치료 (교정과 이경민 교수)
작성 : 관리자 / 2020-06-09 15:55
인공지능 기술과 디지털 치아교정치료
인공지능 기술과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에 대해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혹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고 하더라도 2016년에 있었던 이세돌 9단과 바둑경기에서 승리한 알파고에 대한 뉴스를 접한 사람이라면 알파고를 통해 인공지능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스카이넷’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 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존재와 함께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뉴스나 신문과 같은 매체를 통해 자주 들을 수 있으며, 산업, 공학,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이 인공지능 기술이 많이 적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치과학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치과학 여러 분야에서도 이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관련 논문들도 많이 발표되었다. 또, 몇몇 의료영상업체는 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환자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도 생산하였다.
치아교정치료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까? 치아교정치료를 위해서 가장 첫 번째 해야 하는 일은 방사선사진을 분석하는 것이다. 치아교정치료를 하거나 혹은 하기 위해 상담을 받으러 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교정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는 먼저 몇 가지 방사선사진을 촬영하게 된다. 측모두부방사선사진이라고 불리는 옆모습의 얼굴방사선사진, 위턱과 아래턱의 치아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방사선사진,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앞모습 얼굴방사선사진 즉, 정모두부방사선사진을 찍는다. 이 중에서 교정치료를 위해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방사선사진은 측모두부방사선사진이다. 교정의사는 이 사진에서 머리뼈, 위턱과 아래턱의 길이를 재고 서로간의 각도를 재는 등 정교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이를 교정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사용한다. 교정의사에게 가장 중요하고 때때로 어렵게도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이 진단분석과정이다. 교정치료의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지 2-3년 동안의 교정치료가 잘 이루어지는 것인데, 바로 교정치료과정에서 첫 단추를 끼는 과정이 진단분석과정이다. 교정의사의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진단분석과정에서의 노하우가 쌓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 진단분석과정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 진단분석을 하기위해서 제일 먼저 하는 작업은 측모두부방사선사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해부학적 구조물을 탐지하고 이의 위치관계를 정교하게 분석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그 이유는 방사선사진에서 우리 얼굴뼈의 여러 부분은 서로 중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해부학적 구조물을 정확히 탐지하고 이의 위치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정확도를 필요로 한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바탕이 된 분석프로그램들은 측모두부방사선사진을 입력하면 단 몇 초 만에 머리뼈, 위턱과 아래턱의 길이를 재고 서로간의 각도를 재는 측모두부방사선사진 분석 과정을 완료한다. 물론, 교정의사는 이 결과를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인공지능이 정확하게 분석을 하였는지 점검을 하고 때로는 수정도 해야 할 것이다. 기계는 어디까지나 기계이므로 수년간 쌓인 교정의사의 임상노하우를 초월할 수 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의 분석과정에 참여하면 교정의사는 보다 더 효율적으로 진단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교정진단분석과정이 완료되면 교정치료에 들어간다. 영화나 TV프로그램에서 많이 보았듯이 치아에 브라켓을 붙이는 과정을 시작으로 앞으로 2-3년간의 긴 여정의 교정치료가 시작된다. 사람의 치아는 제일 후방에 있는 사랑니라 불리는 지치를 제외하고 위, 아래 모두 28개의 치아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치아에 브라켓을 붙일 동안, 환자는 입을 계속 벌리고 있어야 하며 교정의사는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위치로 치아에 브라켓을 붙여야 한다. 최근에 디지털기술이 치과학에 적용되면서 이러한 과정도 보다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다. 환자의 치아영상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불러들이고 컴퓨터상에서 브라켓을 부착한다. 잘못 부착하면 다시 지우고 위치를 새로 조정할 수 있다.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다. 모니터 상에서 치아영상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면서 정확한 위치에 붙일 수 있다. 모든 치아에 브라켓을 부착하였으면 그대로 이 파일을 3D 프린터로 전송하고 단, 몇 초면 전 치아에 브라켓을 한 번에 붙일 수 있는 transfer tray (브라켓이 정해진 위치로 치아에 위치 될 수 있도록 가이드 해주는 장치) 가 출력된다. 출력된 tray에 준비된 브라켓을 끼우고 환자의 구강 내에 위치시키면 전 치아에 브라켓을 정확한 위치로 한 번에 부착할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교정치료 과정에 적용하면 환자는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 감소하고 동시에 진료시간도 줄어들어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치료 전 브라켓의 위치를 조정하여 부착하는 과정이 진료시간 아닌 교정의사가 편한 시간에 컴퓨터상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작업할 수 있어 작업의 정확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디지털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치아교정치료과정은 기존의 치아교정치료과정보다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며 정확성 또한 높일 수 있다. 현재, 치아교정치료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측모두부방사선사진을 분석하는데 적용되고 있지만 더 나아가 환자의 치료계획을 세우고 환자 개개인의 치아모양을 고려한 맞춤형 브라켓 장치까지 직접 디자인 및 제작하는데 그 기술이 적용된다면, 교정의사들은 지금보다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치아교정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