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있어요

작성 : 관리자 / 2018-04-13 00:00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요. 3년이라는 시간은 참으로 더디고 영영 지나가지 않을 것처럼느껴졌어요” 문지영씨에게 시련은 예고없이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2년 4월, 새학기의 어느 날. 아들인 진영군(12세)이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키가 크려나 보다 하며 아프다고할 때마다 마사지를 해주었다. 하지만 혹시나하는 마음과 함께 아이의 건강상태도 살펴볼겸 전남대학교병원을 찾았다. 의사선생님께서“잘 먹이고 운동 꾸준히 해주세요”라는 정도로 별일 없는 것처럼 말씀해 주시길 바랬지만,의사선생님의 표정은 심상치 않았다.

무슨 병명인지 이제부터 어떤 치료가 시작될것이고, 지금 당장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간호사의손에 이끌려 아이와 나는 73병동에 올라와 서로 안고 있었다. “우리가족에게 소아암이라고는 0.001%조차 아니 꿈에서조차 생각해보지않았고 다 남의 얘기인줄만 알았어요. 무엇보다 다른 곳에 전이가 된 상태라서 벌써 4기라고하는데…. 남들만큼 아이의 건강을 체크하고 신경 썼는데…. 왜 빨리 알지 못했는지….”

문지영씨는 아이의 질환을 처음 알게됐던 그때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길고 긴 항암치료는 시작되었다. 종양제거·생조직검사·조혈모세포이식수술 등 힘든 치료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힘들어 하는 표정없이의젓하고 씩씩하게 견뎌내는 아들의 모습에엄마도 같이 강해져야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고 웃고를 반복하며 서로 다독이며, 그 두렵고 무서운 시간을 버텼다. 엄마가 대신 아파해 줄 수 없어 미안해 할때마다 “아니야. 아니야”하며 되레 엄마를 위로하곤 했다. 하지만 하루는 얼마나 아팠던지“엄마 진짜 나랑 몸 바꿔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못해주고 그저 자식의 아픔을 지켜봐야만 하는 현실은 엄마로서너무나 가슴 아팠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옆에서 아픔을 함께하고 가족처럼 걱정해주었던 백희조 교수님의 “그저 아이만 생각하며포기하지 말고 함께 이겨나가자”는 그 한마디가 용기가 되어 지쳐 쓰러져도 일어서서 다시 아이 옆을 지킬수 있었다.

진영군의 담당 주치의였던 백희조 교수는“진영군은 신경모세포종으로 진단시 후복강종괴와 더불어 뼈와 골수 침범을 보이는 고위험군이었어요. 신경모세포종은 소아기에 보는 가장 흔한 악성 종양 중 하나로, 백혈병, 중추신경계 종양, 림프종 다음으로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주로 복강 내에서 발생하고, 약60%의 환자가 진단시 전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치료는 수술 전·후로 9차례의 항암화학요법 후 2번 연속으로 고용량 항암화학요법과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시행했습니다.

이 후 복부 방사선치료와 더불어 재발을 줄이기 위해 생물학적 반응 조절제를 이용한 분화요법과 면역치료를 이식술 후 1년간 시행하였습니다. 재 이식술을 시행 받은지는 약 2년이경과하였고 재발, 후기합병증 및 성장에 대한추적관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2년이 넘는 긴 치료과정을 잘 견디어준 진영군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전하고 싶네요.”라며 아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지금 진영군은 완치되어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있다. 공교롭게 촬영 당일 체육대회를 준비하느라고 다리를 많이 써서 그런지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들렀다. 다행히 병으로 인한 통증은 아니었다. 촬영 당일 날씨가 무더워 땀도 많이 흘리고 통증이 조금은 있었을텐데도 치료해주신 교수님 손을 꼭 잡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의 모습. 또 그 뒤를 묵묵히 지켜보며 웃고있는 부모의 모습은 여느 평범한 가족처럼 화목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촬영팀은 대부분의 환자가 잡지사진을 통해 외부에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꺼려해 촬영을 거부하는데 이들 부부는 그렇지 않았다. 촬영에 적극 협조해준데 대해 고마움과 함께 살며시 그 이유를 물었다. “우리아이와 같은 병을 겪고 있는 분들께 포기만하지 않으면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싶었고, 무엇보다 아이가 주저하지 않고 ‘엄마내 이야기해볼래’ 라며 먼저 내 손을 끌어주었어요.”라며 아이를 지그시 바라봤다.

취재팀은 부모와 해맑은 진영군의 행복한모습을 담은 가족사진을 작은 선물로 전달했다. 앞으로도 진영군이 밝고 활기찬 웃음과함께 내일의 꿈을 향해 달려가 건강한 행복이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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