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 타고 ‘홀로서기’… “과학자 꿈도 커가요”

작성 : 관리자 / 2019-05-29 15:13


근이영양증 딛고 전남대 화학과 진학한 박장용 군
화순전남대병원서 재활치료 구슬땀, 사회사업팀선 후원 도와

“화순전남대병원 임직원들과 주위 여러분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전동휠체어를 구입해 캠퍼스에서 별다른 불편 없이 수업받고 있어요. 처음에는 전동휠체어 조종이 미숙해, 몇차례 구르며 자잘한 부상을 입기도 했죠. 이젠 능숙해져서, 매주 두 차례 치료차 병원 오는 길에는 여동생 없이 혼자 해내고 있어요.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선 장학금도 받았어요. 큰 관심과 배려 덕분에 희망을 키워나가고있습니다.” 

하반신 장애를 딛고 꿋꿋이 과학자의 꿈을 채워나가고 있는 박장용(20) 군은 감사 인사를 전하며 밝게 웃었다. 박 군은 온몸의 근육이 점점 굳어가는 ‘근이영양증’이라는 희귀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박 군은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올해 전남대 화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곁에서 도와줄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화순고에 재학하는 동안엔 곁을 지켜준 친구들이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 친구인 이진호·박현승 군은 교내 이동수업은 물론 밥을 먹으러 갈 때,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3년내내 장용 군의 휠체어를 밀어주었다. 지난해말 진호 군은 서울대 경영학과, 현승 군은 나주동신대에 각각 합격해 기쁨도 함께했다.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은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장용 군이 대학 재학중 자유롭게 이동하려면 특수제작된 전동휠체어가 꼭 필요했다. 쪼들리는 살림에 8백만 원대의 전동휠체어는 너무 벅찬 것이었다. 홀로 힘겹게 가계를 꾸려가는 어머니 전비주(49) 씨는 발만 동동 굴렀다.

딱한 사연을 알게 된 화순전남대병원 사회사업팀에서 박 군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화순경찰서와 읍사무소 직원들도 성금을 모아주고, 화순고에서는 장학금 등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

오빠를 뒷바라지하며, 전동휠체어 구입비를 보태려 아르바이트까지 나선 여동생 채림(18.전남기술과학고 3) 양의 사연은 올해 초 매스컴을 통해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모여진 후원금으로 박군은 전동휠체어를 마련할 수 있었다. 

박 군의 재활치료를 맡고 있는 화순전남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삼규 교수는 “신체적 기능이 휠체어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할 만큼 좋지 않다. 신체 장기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고통을 참으며 항상 밝은 표정인 장용 군을 더욱 세심하게 돌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호흡을 강화하기 위해 대금 연주법을 익히고 있어요. 팔근육을 키우기 위해 차량 운전도 배우고 있고요. 언젠간 운전면허를 따는 날도 오겠죠?” 재활치료를 마치고 전동휠체어에 몸을 실으며 ‘홀로서기’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장용 군의 모습이 참으로 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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